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한다.
작년 12월 작년의 나는
아버지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들은 후
겉으로는 이런저럭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내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것 같다.
아버지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내가
기술도 변변히 없는 내가 앞으로 이 세상을
밥벌이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과
지금 당장 월급 외에도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부수입원을 당장 찾아 나서야 한다는 두려움
한편으로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인정받고 싶은 나의 욕구
친구들이 하나 둘씩 이직을 하고
홀로서기하는 것에 대하여
나 또한 살아가고 있노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빠른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조바심을 냈고
매물이 찾아지지 않는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데도
그 당연한 것의 결과에 일희 일비 하며 나 자신을 괴롭혔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누군가 나의 내적인 실체를 보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두려움이 날 지배했고
스스로의 가슴을 치고 뺨을 때렸다.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수가 없었다.
너무 고통스럽고 심장이 쪼이는 듯한 괴로움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이 반복되었다.
결국 내려놓았다.
에어비앤비 부업을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을 내려놓았고 또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운동, 공부 내가 목표하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언제부턴가 나는 내가 목표하던 것을 하려다
아파지는 이 패턴을 반복하고만 있다. 답답하고 괴로웠다.
하루는 신랑이랑 영화를 보러갔는데
내가 영화 객석에 목을 꺾여 죽어가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냥 가치가 없는 나는 사라지는게 맞지 않을까
나는 스스로를 단죄하는 처벌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동시에 죽어가고 있었다.
하루종일 나 자신이 패배자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 시간들을 견디다
하루는 회사에서 상무님이 나에게 소리를 질렀는데
반사적으로 죽고 싶었다 목을 매달고
나의 숨을 내손으로 끊고 싶었다
나 스스로가 가치가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당장 목을 매거나 아니면 밖으로 떨어져서
어떤 형태로든 나를 해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병원에 가기로 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은 임계를 넘은 것 같아
친정 근처의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했다.
병원에서 뇌파검사와 몇가지 기본 검사를 받았다.
나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바디프로필도 찍고 운동도 배우고
결국 그런데 또 제자리 미칠 노릇이다
검사를 받는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긴장된 마음으로 진료실에 앉았다.
의사 선생님이 하는 말
강박증입니다.
선생님 말에 의하면
뇌의 신경계에 이상이 있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아침저녁으로 약을 지어줄 테니
잘 챙겨 먹으면 나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오라고 한다.
사실 강박증 진단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의 나이 27살에 취업이 되지 않았을 때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는 완전히 멘털이 나갔고
그때 처음 내가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로 부단히 노력했다.
취업도 했고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을 꾹 누른 채로
취업도 면접도 하나씩 해냈다.
그리고 약을 먹어가며 그 시간을 견뎠다.
그때 두려워하던 한 고비를 넘기니
어느새 증상은 나아져 있었다. 나 스스로가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서 약을 끊었다.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5분도 내 얼굴을 보지 않고
기계적으로 처방을 해주는 게 싫었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 나에게 약을 먹이는 것만 같아
증상이 조금 나아졌을 때에 단박에 약을 끊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스스로 강박증을 극복했노라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니
강박증이라 하고 우울이 높게 나왔다고
다시 약을 먹으라고 한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이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완치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답을 모르겠다.
계속해서 지속되는 이 답답한 느낌과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불안감
그동안 외면했었던 나의 병에 대해서
나의 감정에 대해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나의 병을
익명의 힘을 빌어서 이렇게 나의 투병 과정을 기록하고
극복하고 싶다 나는 살아가고 싶다.
크게 보면 이것 또한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
이것 또한 나의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여야겠지 방법을 모를 때는
그냥 있어보는 것 또한 답이겠지 생각하며
그냥 머물러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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